1. 여권
2. DS-160(비이민비자 온라인신청서)
3. I-20(입학허가서)
4. SEVIS fee(비자 신청서 납부 확인서)
5. 인터뷰예약확인서
혹시 몰라 비자 사진을 준비했는데 확인하지도 않았다. 그리고 재정 증명 서류나 학업 성적표 등을 챙겨가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추가적으로 서류를 요구하는 일은 없었다. +) 나는 구여권을 가져갔는데 문제가 되지 않았다.
대사관 입장 시 보관 가능한 전자기기는 핸드폰 한 개와 자동차 리모컨 열쇠 하나이다. 반입 불가한 버즈(이어폰)를 보관하기 위해 광화문 역 보관소를 찾았다.
광화문 역에서 나와 길을 헤매다 주한 미국 대사관에 도착했다. 인터뷰 예약 시간은 9시 30분이었는데, 20분 전에 도착했다. 대사관 입장은 예약 시간 15분 전부터 가능하다. 1층에서 줄을 서고 예약 시간과 여권 확인 후 휴대폰을 맡기고 오른쪽에 있는 문을 열고 들어가 2층으로 올라갔다.
흐릿한 기억에 의존하여 대충 그렸다. 하단에 그려진 문을 열고 들어가면 직원(파란색) 두 분이서 서류를 검토한다. 이후 창구(주황색)에 가서 다시 서류를 확인하고 좌측에 있는 줄에 서서 인터뷰를 기다리면 된다. (상단의 문은 화장실이다.) 보라색은 비자 인터뷰 면접관들이다. 학교 인터뷰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아왔던 터라 사실 비자 인터뷰는 예상 질문만 뽑아놓고 답변은 제대로 준비하지 않았다. F-1비자이니 거절당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안일한 생각 덕분에 식은땀을 흘리며 인터뷰를 마무리해야 했다.
옆에서 한국어가 들리길래 창구 앞에 서서 "안녕하세요."라고 인사했다. 나는 그렇게 첫 단추를 제대로 잘못 끼웠다. 모든 면접은 영어로 진행되니 말이다. 다른 면접관이었으면 이 친절한 한국말 인사가 잘못된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을 것 같다. 그러나 나의 면접관은 살면서 따뜻한 미소라고는 지어본 적 없는 사람처럼 보였다. 그녀는 날카로운 눈으로 쳐다보며 퉁명스러운 말투로 면접자를 긴장하게 만드는 재주가 있었다.
몇 달의 시간이 지나 어떤 질문을 받았는지 전부 기억이 나지는 않는다. 그런데 대부분 내가 뽑은 예상 질문에서 나왔던 것 같다. 학교 이름을 알려준 후 왜 유학을 가려고 하는지 물어봤다. 이 학교가 순수 미술로 유명하고 한국과는 다른 문화와 교육을 접하고 싶어서 그렇다고 대답했다. 면접관은 한국에서도 그런 교육을 받을 수 있지 않냐고 물어봤다. 미국에서 석사 과정을 밟고 싶은 이유를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그러니 또 굳이 미국을 가야 하냐는 질문을 던졌다. 아무리 내 의견을 피력해도 나를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표정으로 자동응답기 마냥 같은 질문만 하는 면접관에게 지쳤으나 비자 신청을 거절당할까 우려되어 끝까지 대답을 해냈더니 다음 질문으로 넘어갔다. 나는 졸업 후 2년 간의 공백이 있었기 때문에 그동안 무엇을 했냐고 물어봤다. 포트폴리오와 영어 공부 그리고 아르바이트 등 실제로 2년 간 했던 일을 말했다. 마지막에는 재정 지원에 관한 이야기였다. 대답을 하고 나니 부모님 직업과 직장명까지 상세하게 물어봤다. 준비를 제대로 못한 탓에 엉터리 영어로 대답을 했던 것 같으나, 성실히 답하면 비자 신청을 거절당할 일은 없을 것 같다.
여권은 이틀 후 도착했다. 2023년 2월 20일부터 여권 및 서류의 프리미엄 배송 요금은 18,000원에서 20,000원으로 인상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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