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 애플 비전 프로 체험 (시카고 애플스토어)

 

Apple Michigan Avenue

Apple Vision Pro Demo Review

 

 

오늘은 미시간 애비뉴 애플 스토어에서 체험한 애플 비전 리뷰를 해보려고 한다.

전에도 몇 번 방문했었는데 블로그에 글을 쓴 생각은 없었어서 사진이 구리게 찍혔다. 

 

 

 

시카고 강변에 위치한 애플 스토어는 처음 애플 제품을 봤을 때처럼 미니멀리즘을 추구하는 건축물이라는 인상을 받았다. 아니나 다를까 건축업계 최대 웹사이트인 ArchDaily가 꼽은 2018년 Commercial Architecture부분에서 올해의 건축물 중 하나로 선정되었다. 강 건너편에서 보면 애플 로고가 보이지 않지만 건물 왼쪽 편에서 바라보면 커다랗게 사과 로고가 박혀있다. 건물 벽이 유리 통창으로 되어있어 개방감을 주며 주변의 자연경관뿐만 아니라 시카고의 고층 빌딩들과도 잘 융화된다. 위쪽의 입구로 들어가서 건물을 통해 제품이 진열되어 있는 메인층으로 내려오면 강변을 따라 거닐 수 있는 리버워크로 연결된다.

 

시카고 애플 스토어 외부

시카고 애플 스토어 내부

 

 

애플 비전 프로 

Apple Vision Pro는 고성능, 모바일 및 웨어러블 기기를 수십 년간 설계한 경험의 결과라고 한다. 이는 macOS, iOS 그리고 iPadOS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visionOS로써 강력한 공간 경험을 가능하게 한다. 앱은 디스플레이의 경계를 넘어 사용자 주변의 공간을 채우기도 하며 자유롭게 이동, 확장할 수 있다. 또한 주변 환경과 계속 연결될 수 있도록 도와준다. 

 

현재 애플에서는 미국 외 국가에서 애플 비전 프로 판매 예정이 없다. 그래서인지 애플 비전 프로 체험 역시 미국에서만 가능한 것 같다.

비전 프로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과 함께 애플 주식이 떨어져서 팔았는데 하락장일 때 더 살 걸 그랬다. (2주 밖에 없었지만;))

 

애플 비전 프로 데모 예약하기

 

Apple

 

데모는 무료다. 데모를 할 매장, 시간을 선택하고 안구와 관련된 간단한 질문지에 답을 하면 된다. 

1. 안경을 착용하는가? 2. 렌즈를 착용하는가? 3. 주로 착용하는 것은? [렌즈/안경/돋보기안경] 4. 안과나 안경점에서 처방을 받고 구매한 렌즈/안경인가요?

렌즈 > 5. 소프트렌즈/하드렌즈 *하드렌즈 착용자는 애플 비전 프로를 착용할 수 없다. 6. 모노비전 렌즈인가요?(한쪽은 근시, 다른 한쪽은 원시 처방을 한 렌즈) 7. 컬러렌즈인가요? 

안경 > 5. 안경 / 처방이 필요 없는 돋보기안경 / 시력 교정용이 아닌 패션 안경 또는 블루라이트 안경 6. 난시 / 근시 / 난시+근시 7. 나이 8. 프리즘 안경인가요?*프리즘 안경을 쓰는 사람은 애플 비전 프로를 착용할 수 없다. 

 

인터넷에 찾아보니 라식을 해도 애플 비전 프로를 사용할 수 있는 것 같다. 함께 간 친구도 라식인지 라섹인지를 했는데 문제가 없었다.

 

미리 온라인으로 예약을 하지 못했다면, 애플 스토에 있는 아이패드로 즉석에서 예약을 진행하면 된다.

데모는 총 20-30분 정도이다. 내 앞에 구매 의향이 있는 고객이 데모를 하고 있었는데, 나의 체험이 끝날 때 까지도 하고 있던 걸 보면 구매의사가 있는 고객에게는 판촉을 위해 시간을 더 내어주는 모양이다.

 

 

애플 비전 프로 데모 후기

초록색 티셔츠를 입은 사람들은 전부 애플 스토어 직원이다. 다만 애플 비전 프로 데모를 진행하는 직원은 정해져 있는 것 같다. 예약을 이미 했다면 데모가 진행되는 매장 가운데 있는 의자에 앉아 있는 직원에게 말하면 된다. 도착하면 이메일로 받은 qr코드를 보여주면 된다.

 

qr코드를 스캔한 뒤 직원이 건네준 휴대폰으로 머리 사이즈를 측정한다. 몇 분 기다리면 다른 직원이 나의 머리 사이즈에 맞게 애플 비전 프로를 맞춰서 가져다준다. 직원의 설명과 함께 비전 프로를 쓰고 제스처로 조작하면 된다. 직원이 설명해 주기 전에 맘대로 조작하면 그들의 심기를 건드릴 수 있다. (화를 내진 않겠지만) 데모를 하는 그들의 일을 존중해 주자. 

 

애플 비전 프로 체험 (친구의 신상을 위해 모자이크 처리함)

 

 

너무 매장 한가운데서 해서 부담스럽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아니다. 워낙 직원도 많고 고객도 많아서 주변에서 "우와 애플 비전 프로인가 봐."라고 호기심을 보이는 사람 몇 명을 제외하고는 아무도 신경 안 쓴다. 나의 데모를 진행했던 직원은 묻지 않았는데, 친구의 데모를 해준 직원은 우리에게 구매 의향이 있냐고 물었다. 내가 바로 "I can't afford it. haha." 하니까 괜찮다고 했다. (나도 돈이 많았다면 샀겠지.) 

 

 

애플 비전 프로

애플 비전 프로

 

직원이 가진 아이패드에는 애플 비전 프로로 보고 있는 화면이 나온다. 애플 비전 프로로 보면 (광고가 아니라) 정말로 그 공간에 있는 것 같은 느낌을 준다. 3D 사진과 영상, safari 그리고 마지막엔 Apple TV에서 다양한 영상 또한 볼 수 있다. 모든 소스는 직원이 지정하는 것들만 볼 수 있다. 나는 슈퍼마리오를 봤는데 친구는 아바타를 봤다. (아바타가 대박이었다고 했다. 아쉽다.) 그래도 나는 공룡이 나오는 영상을 봤다. 그것도 나름 재미있었다. 장관이었던 건 Immersive video였다. Alicia Keys의 라이브 영상부터 야구 경기, 클라이밍 영상까지 나오는데 전부 그 장소에 있는 것만 같은 현장감이 생생하게 느껴졌다. 

 

수직 시야각은 넓지만 수평 시야각엔 제한이 있었다. 고개를 완전히 옆쪽으로 돌리니 검은 화면만 나왔다. 평소 티브이나 영화의 가로 폭이 긴 화면 비율에 익숙해져 있다가 화면을 위아래로 고개를 젖히며 보니 새로웠다. 

 

눈으로 선택하고자 하는 부분을 바라보고 손으로 터치를 하면 된다. 터치 정확도를 위해서 애플 비전 프로를 착용하고 바로 동그란 원들을 선택하는 테스트를 진행했다. 제품을 착용하기 전에는 손가락으로 화면 터치를 하듯이 허공에 클릭하면 되는 줄 알았더니 엄지와 집게손가락으로 꼬집어야 선택이 됐다. 시선 추적도의 정확도가 높아서 편했다. 

 

화면을 확대하고 집어던져서 멀리 두거나 옆으로 가져오는 게 신기했다. 스크린 뒤로 실제 사물과 사람들도 제법 선명하게 보였다. Safari에서 기사를 읽을 때 글은 잘 읽히지 않았다. 확실히 영상이나 사진을 보는 것에 강점이 있지 글을 읽기에 적합한 제품은 아닌 것 같다. 

 

막귀인 내 귀에는 오디오 사운드도 충분히 좋았던 것 같다. 영상을 볼 때 주변소리가 거슬리지 않을 정도로 입체적인 사운드 덕에 몰입을 할 수 있었다.

 

 

애플 비전 프로 단점

단점을 꼽으라면 단연코 가격과 무게다. 

 

비전 프로는 현재 애플 스토어에서 256GB $3499 / 512GB $3699 / 1TB $3899에 판매되고 있다. 2024년 5월 환율로 계산하면 저렴한 제품이 사백만 원 후반이다. 구매력 있는 사람이라면 사겠지만 말이다.

 

직원에게 후기를 말하며 무게가 좀 가벼웠으면 좋았을 것 같다고 말하니 Dual Loop Band가 더 나을 거라고 말하더라. 내가 갔던 날 데모를 했던 모든 고객은 Solo Knit Band를 착용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그냥 비전 프로 자체가 무거운 것 같다. 비전 프로 헤드셋 무게는 600-650g이다. 시중에 판매되는 VR헤드셋 무게가 500~600g, 에어팟 맥스가 380g인 것을 감안하면 장시간 착용하기에 무리가 있다.

 

또 하나 추가하자면 배터리다.

 

비전 프로 착용 이전에 배터리를 우측이나 좌측 중 한쪽에 두어야 한다. 크기는 10000mAh 보조배터리 정도였던 것 같다. 일반애플 공식 사이트는 일반적으로 사용할 경우 배터리의 수명이 2시간이라고 명시했다. 배터리 가격은 $199다. USB-C타입 충전이다. 리튬 기반 배터리라 미국 내에서 배송을 할 때도 항공이나 해상운송은 불가하다.  

 

 

 

 

 

◆ 나는 전자기기를 살 때 다수의 제품과 리뷰를 샅샅이 살펴보는 것을 제외하면 IT 문외한이다. 애플 비전 프로에 관한 심층적인 분석을 원했던 분들이 계시다면 심심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 이 글은 유튜브에서 애플 비전 프로 영상을 보며 호기심을 가졌던 지나가는 행인이자 前 애플 주식 개미의 하잘것없는 후기라고 생각해 주면 될 것 같다.